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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 떠났지만, 남은 가족들과 보듬으며 살아갈래요”
등록날짜 [ 2018년08월04일 22시33분 ]


잇따른 어려움에도 평택건가다가에서 활동하며 다른 이주여성 도와

그녀의 사진을 보고 첫눈에 반한 남편의 적극적인 구애로 한국에 온 지 어느새 11년이 됐다. 캄보디아에 두고 온 가족이 그리웠지만 시부모와 남편의 사랑은 낯선 한국생활에 서서히 마음을 열게 했다.

“시부모님은 1층에, 우리는 2층에서 살았는데 음식이 맞지 않아 고생하는 저를 위해 시어머니는 매일 삼겹살과 닭고기로 요리를 해주셨어요. 저녁식사를 같이 했거든요.”

고제인(37)씨는 “한국문화, 말, 음식, 날씨가 힘들었다”고 했다. 3월은 캄보디아에서 온 그녀에겐 너무도 추웠다. 남편과 손을 잡고 걸어가면 두꺼운 잠바를 입은 그녀를 바라보는 다른 이들의 시선이 낯설고 불편했다.

“한국말을 못하니 가족 간의 대화도 힘들었어요. 하지만 시아버지는 항상 ‘춥지 않으냐?’ 챙겨주시고 따뜻한 옷과 신발을 사주시며 낯선 생활에 힘이 돼주셨어요.”
#시부모의 사랑, 낯선 한국생활 힘 돼

한국에 온 지 1년 후 아들 형식이를 낳았다. 남편은 물론 손자를 기다리던 시부모님이 무척 좋아하셨다. 하지만 한창 5~6개월 된 손자의 재롱에 행복해하던 시아버지는 식도암 판정을 받았다. 방사선 치료를 받으면 된다던 시아버지는 이미 수술도 어려울 만큼 암이 퍼져있었다.

“수술 받아도 살 수 없다고 해 집에 와계셨어요. 식사도 못하시고 너무 아파 누워만 계셨는데, 진통이 시작되면 손자를 데려오라고 부탁하셨죠. ‘형식이를 보면 안 아프다, 나에겐 진통제보다 낫다’고 하실 만큼 예뻐하셨어요.”

시어버지는 6개월을 넘기지 못하고 가족 곁을 떠났다. 하지만 슬픔이 채 가시기도 전에 시어머니가 자궁암 진단을 받았다. 다행히 수술 후 건강을 되찾으며 삶에 안도감이 찾아왔다.
#잇따른 불행, 서로 의지하며 이겨내

행복은 그리 길지 않았다. 아들 형식이가 4살 되던 해 남편은 가족 곁을 떠났다. 너무도 갑작스러워 아직까지도 그날을 생각하면 눈물부터 흐른다.

“시어머니가 갑자기 소리를 지르셔서 2층에 가보니 남편이 쓰러져 있었어요. 119를 불렀지만 형식이가 낮잠 자다 깨 울고 있어 따라가지도 못했어요. 남편은 병원에 가보지도 못하고 죽었어요. 그때 함께 따라가지 못한 것이 아직도 가장 후회가 돼요. 마지막 인사도, 손도 잡아보지 못했어요.”

제인 씨는 남편이 쓰러진 날을 시간까지 모두 기억하고 있었다. 마치 그날 그 시간에 머물러 있는 것처럼 ‘그날’의 아주 사소한 부분까지 기억하고 이야기했다.

“인사 한마디 하지 못했다. 너무 후회한다”는 말을 되풀이하던 제인 씨는 “가슴이 아프다. ‘괜찮다’ 하다가도 가끔은 왜 이렇게 갑자기, 말도 없이 갔는지 화가 나고 힘이 든다”고 했다.

남편이 떠난 후 제인 씨는 시어머니와 살림을 합쳤다. 아들과 시어머니 셋이서 서로를 의지하고 보듬으며 아픔을 이겨내고 새로운 희망도 꿈꾼다.

‘남편이 없는 한국을 떠나고 싶은 생각이 없느냐’는 질문엔 고개를 저었다.

“아들, 시어머니와 함께 한국에서 살 거예요. 형식이를 보면 ‘우리 대장님’하며 좋아하시는 어머니가 있어서 좋아요. 어머니는 가끔 저한테 힘들지 않냐고 하시지만, 전 힘들 때 같이 위로하고 기댈 수 있는 가족이 있어 마음에 힘이 돼요.”

제인 씨는 평택시건강가정다문화가족지원센터를 통해 사연이 알려지면서 지난 7월 10일 하나금융나눔재단의 ‘제10회 하나다문화가정대상’ 수상자로 선정됐다.

‘하나다문화가정대상’은 다문화가정에 대한 관심 제고와 복지 증진을 통해 사회 통합 구현에 기여하고자 국내 최초로 지난 2009년부터 시작됐다. 올해로 10회째를 맞는 전국 규모의 전통 있는 시상식으로 여성가족부가 후원한다. 수상자는 3개월간의 전문가 심사 및 현지 실사를 거쳐 총 15명의 개인과 2개 단체가 선정됐다.

“아들에게 따뜻하고 훌륭한 엄마가 되고 싶어요. 지금은 센터에서 서포터즈와 멘토링 활동을 하며 한국에 온지 얼마 안 된 캄보디아 후배들을 돕고 있어요. 하지만 아들이 좀 더 자라면 통번역 일에 도전해 보려고요.”

“가족이 함께 행복하게 살았으면 좋겠다”는 제인 씨는 “힘이 되던 남편과 시아버지가 곁을 떠났지만 남은 가족과 함께 최선을 다해 살아가려고 한다”며 얼굴 가득 남편이 반했다던 환한 웃음을 지었다. <오마이뉴스 동시 게재>

김영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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