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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외국인인권지원센터, 공청회서 이주민 자녀 인권보장 논의
등록날짜 [ 2014년04월05일 10시39분 ]


외국인 근로자 가족의 인권상황 개선 방안을 마련하기 위한 공청회가 열렸다. 경기도외국인인권지원센터(소장 오경석)는 지난 27일 오후 안산글로벌다문화센터 대강의실에서 ‘외국인근로자 자녀의 발달권 보장을 위한 법제 개선방안 공청회’를 개최했다.

이날 공청회는 외국인근로자 자녀의 교육과 의료보장을 위한 입법과제에 대해 공익인권법재단 공감의 박영아 변호사가, 안전행정부가 마련한 ‘외국인 주민 및 다문화가족 지원 표준조례안’에 대한 인권적 평가와 개정방향에 대해 양천수 영남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가 각각 발제했다.

오경석 소장은 인사말을 통해 “지난해 경기도외국인인권지원센터는 외국인 근로자 가족 인권상황 실태조사를 통해 이들이 고용, 보육, 의료, 주거, 사회생활 등 전 분야에서 심각한 차별과 고립을 경험하고 있음을 확인했다”며 “경기도외국인인권지원센터는 이러한 논의를 심화시켜 구체적인 법제도 영역에서 외국인 근로자 가족의 인권상황 개선을 위해 전문가 공청회를 연속적으로 개최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논의된 외국인 근로자 가족 인권상황 개선방안을 살펴봤다.

행안부 다문화조례, 인권주체성 결여
첫 번째 발제자로 나선 양천수 교수는 행정안전부가 2012년에 만든 ‘외국인주민 및 다문화가족 지원조례(통합표준조례안)’에 대해 인권주체성이 결여돼 있다고 비판했다.

양 교수는 “통합표준조례안은 제3조에서 ‘외국인주민 및 다문화가족은 각종 재산과 공공시설 그리고 행정혜택을 받을 수 있다’고 명시해 이들을 지원 혹은 배려의 객체로 파악하고 있음을 드러냈다”며 “최소한 국제인권법과 국내법이 승인한 범위 안에서 인권의 주체가 될 수 있다는 점을 명문으로 규정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미등록 외국인 이른바 불법체류자를 지원대상에서 제외한 것도 문제로 지적된다. 양 교수는 “통합표준조례안은 외국인의 인권증진을 목적으로 하는 조례안이 아니라 한국 사회 정착을 지원하기 위한 조례안으로 태생부터 한계가 있다”며 “추방대상이 되는 미등록 외국인을 지원하는 것은 어렵겠지만 국제인권규범과 국내법에 의해 승인된 기본권은 강한 보편성을 갖는 만큼 추방 전까지라도 이들의 인권을 보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부모 모두 외국인 자녀, 차별 심각
두 번째 발제에 나선 박영아 변호사는 “부모 중 한명이 내국인인 다문화가정 자녀는 어린이집을 이용할 때 보육료 지원은 물론 우선 입소대상으로 특혜를 받지만 부모 모두가 외국인인 아동은 한국어 습득이 절실함에도 보육료 등 모든 혜택에서 제외되고 있다”며 “고등학교 입학대상인 외국인 자녀 역시 입학허가를 받지 못해 방치되는 일이 발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박 변호사는 또 “우리나라는 외국 국적 아동을 위한 출생등록제도가 없어 학적증명, 의료, 생활 등 모든 면에서 불이익을 당하고 있다”며 “특히 미등록 외국인 자녀는 언제든지 강제추방될 수 있다는 불안한 지위로 인해 체류권이 위협받고 있다”고 밝혔다.

물론 고등학교 과정 수료시까지 강제 출국을 유예하도록 해 이주아동의 교육권을 확인한 점은 긍정적이지만 이들이 졸업과 동시에 가본 적이 없는 모국으로 강제출국 당할 수 있다는 것은 대단히 가혹하다는 지적이다.

지자체, 조례 만들고도 예산없다 방치
발제 후에는 4명의 토론자가 다양한 사례를 중심으로 토론을 이어갔다. 이발래 국가인권위원회 이주인권팀장은 “통합표준조례안은 제4조에서 외국인주민 및 다문화가족 지원을 위해 전담부서 및 인력, 재정 보전방안을 강구할 것을 명시하고 있으나 이를 받아들인 광역자치단체는 경북, 충남, 세종시 정도에 불과하다”며 “서울 등 대부분의 광역지자체가 외국인 인권조례를 만들고도 재정 보전방안을 마련하지 않은 것은 사실상 외국인 인권 증진을 위한 의사가 없음을 드러내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란주 부천다문화네트워크 활동가는 “실제로 거주외국인지원조례는 지자체의 의지와 예산 부족으로 형식적으로 남아 있는 경우가 많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조례가 중요한 것은 외국 국적자를 거의 배제하고 있는 완고한 복지체계를 다소나마 보완하고 지역 단위에서 이주민에게 정보와 서비스를 제공하도록 요구할 수 있는 최소한의 장치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법률사무소 허브의 박정해 변호사는 “우리나라의 외국인 정책은 응급의료와 학습권은 인정하면서도 근로 기간이 끝나면 최대한 빨리 출국시키는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며 “외국인들의 마음을 최대한 불편하게 해서 얼른 우리나라를 떠나도록 하는게 과연 사회통합인지 묻고 싶다”고 말했다.

박 변호사는 과거에 비해 외국인 정책이 다소나마 진전된 것은 중요하므로 이제라도 외국인 정책에 대해 큰 그림을 그리는 정책 변화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날 공청회는 발제자와 토론자, 그리고 객석에서 열띤 토론을 벌여 예정된 2시간을 훌쩍 넘겨 마무리됐다. 사회를 맡은 위은진 대한변호사협회 이주외국인인권소위원장은 “경기도외국인인권지원센터는 주제를 선정하고 심도 있는 조사를 실시한 뒤 다시 법제도 개선을 위한 방안까지 제시하는 몇 안되는 훌륭한 기관 중의 하나”라며 “오늘 공청회가 이주아동 인권보장을 위한 큰 발걸음이 되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송하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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