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 2019.09.21 02:08 |
노동자에서 사업가로, 사회활동가로 ‘방글라데시 이주노동자, 사하닷’(2)
2019/08/19 14:22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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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외국인인권지원센터, 이주노동자 리더십 발굴 프로젝트 ‘우리 곁의 외국인주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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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최고의 외국인주민 인권 옹호 기관인 경기도외국인인권지원센터(소장 오경석)는 지난해 12월 ‘2018 이주노동자 리더십 발굴’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그 결과물로 ‘경기도, 우리에게 맡겨요’라는 제목의 자료집을 발간했다. 이주노동자 리더십 발굴 프로젝트는 한국 사회에 가득 차 있는 이주민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조금이나마 바로 잡기 위해 기획됐다. 사회 문화적으로 낯선 이주의 공간에서, 길지 않은 시간에, 성공적인 리더십을 발휘하는 외국인주민을 발굴해 소개하는 작업은 우리 곁의 이주민을 새롭게 인식하는 기회가 될 수 있다. 경기도외국인인권지원센터가 이 프로젝트를 통해 만난 일곱 명의 이주민들을 따라가 보자.

방글라데시와 한국문화는 70% 이상 다르다고 생각해요 : 조심해!
“한국 공장에서는 기계를 많이 쓰잖아요. 다치면 안되잖아요. 그래서 그냥 만지지 말고 한국 사람들에게 꼭 물어보고, 먼저 설명을 들은 후에 만지라고 말해주곤 해요.”

준법정신 혹은 질서 의식도 한국에 온 방글라데시 노동자들이 익혀야 하는 새로운 규범이다.
“한국의 법을 잘 지켜야 한다.”고 말해줘요. 길거리나 은행 등 어디서나요. 한국 사람들은 잘 지키잖아요. 우리나라 사람들은 잘 안 지키거든요. 운전을 할 때도, 면허를 반드시 먼저 따고, (오토바이의 경우) 헬멧을 꼭 써야 한다는 것도 알려줘요.”

기후와 음식의 차이도 한국 사회에 적응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통과해야만 하는 중요한 관문에 해당한다. 방글라데시 사람들에게 한국의 겨울은 혹독하기만 하다. 사시사철 따뜻한 나라 방글라데시에서 사람들은 12도 정도만 되어도 “추워서 밖으로 나가려 하지 않는다.”

“한국에 와서 첫 겨울은 추워서 죽는 줄 알았어요. 우리나라 사람들은 더운 건 참을 수 있는데 추운 건 못 참아요. 그래서 동료들에게 한국 겨울은 추우니까 감기 걸리지 않게 조심하라고 이야기 해줘요.”

그러나 뭐니뭐니해도 한국의 방글라데시 노동자들을 가장 곤혹스럽게 하는 문화 아이템은 ‘종교와 음식(술)’이다. 방글라데시 사람들에게 종교는 삶의 가장 소중한 부분이다. 그들은 형식적이건 실질적이건 모두 종교인으로 태어나고 종교인으로 생을 마감한다.

그렇게 ‘100퍼센트’종교적인 사람들이다. 그러나 한국인들은 다르다. 종교가 없는 경우도 적지 않다. 종교는 있으나 종교적인 삶은 없는 경우도 적지 않다. 백퍼센트 종교적인 사회 방글라데시에는 종교가 금하는 ‘술 문화’는 존재조차 할 수 없다. 술이 메인디쉬일 경우가 상당수인 한국의 회식문화는 이런 점에서 방글라데시 노동자들에게는 가장 ‘조심해’야 할 경계의 대상이 아닐 수 없다.

“방글라데시에는 없는 문화는 술 문화예요. 방글라데시에서 술 먹는 사람들을 본 적이 없어요. 먹는 사람이 있다 해도 몰래 숨어서 먹고, 나쁜 사람이라고 다른 사람들이 생각해요.”

적응에서 통합으로 : 제도를 활용할 것
한국 생활 적응 ‘기초반’에서 요구되는 기술은 냉정한 현실 인식과 경계심(조심성)이다. 그 두 가지만으로도 한국 생활의 어려움은 반감될 수 있다. 그러나 적응 ‘심화반’으로 진급하기 위해서는 또 다른 기술이 요구된다. 사하닷이 적극적으로 권장하는 방법은 한국의 제도를 체계적이며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것이다.

법무부에서 주관하는 이민자 사회통합프로그램이 바로 그것이다. 사회통합은 이민자들의 한국 사회 적응 및 자립을 지원하기 위해 만들어진 프로그램으로, 한국어 및 한국 문화, 한국 사회 이해 교육 등이 제공된다.

5단계로 구성된 사회통합 프로그램을 이수하는 이민자들에게는 다양한 혜택이 주어진다. 귀화 신청 시 필기 및 면접시험이 면제되고 영주자격이나 거주 자격 신청 시에는 한국어 능력 입증 의무가 면제되는 것이 대표적이다.

사하닷은 한국이라는 녹록치 않은 이주의 공간에 소극적으로 적응하는 것을 넘어, 능동적으로 자유의 공간을 만들어 내기 위한 ‘매개’이자 ‘통로’로 사회통합 프로그램을 적극적으로 활용했
고, 성공적인 전례를 만들어낼 수 있었다.

그는 사회통합 프로그램 이수를 위해 다른 친구들 7명과 스터디 모임을 결성하기도 했다. 현재까지도 스터디 모임은 계속되고 있다. “오래 살아서 한국문화를 안다.” 생각함에도 불구하고 수업을 통해 여전히 많은 것을 배우고 있다.

“사통은 수업을 너무 오랫동안 하는 것이 어렵지만 다른 것은 다 좋다고 생각해요. 한국 선생님들이 착하고, 잘 가르치고, 재밌게 가르쳐 줬어요. 한국 문화, 사회에 대한 내용으로 내용은 괜찮다고 생각해요. 오래 살아서 한국문화를 안다고 생각하지만 수업에서 배우는 것도 많아요. (사통을 통해) 한국어 공부 열심히 하면 비자 바꿀 수도 있어요.”

사하닷이 사회통합 프로그램의 혜택을 동료들과 공유하기 위해 선택한 방법은 두 가지다. 하나는 프로그램 참가를 적극적으로 권장하는 것이다. 한 지역의 경우 전체 사통 참가자의 70%가 방글라데시 노동자들이었는데, 그들에게 프로그램을 소개한 사람이 바로 그다. 또 한 가지는 사회통합 프로그램을 통해 체류 자격 변경에 성공한 사람들을 모아 공동체 활동을 전개하는 것이다.

사하닷은 낙타가 바늘귀를 통과하는 것만큼이나 어렵다는 비자변경 2관왕이다. 그는 자신의 노하우를 동료들에게 전수하기를 원한다. 공동체의 이름은 “Get together”이다.

자유의 공간에서 : 노동자에서 사업가로, 사회활동가로
비자변경을 통해 적응의 공간을 자유의 공간으로 변모시킨 사하닷이 집중하는 일은 두 가지이다. 우선 사업이다. 2018년 초 시작한 첫 번째 사업의 아이템은 ‘간식’이었다. 방글라데시 동료들이 한국에 입국할 때 마다 고향에서 간식을 사가지고 온다는 것에 착안하여 간식 공장을 설립하였다.


첫 번째 사업은 몇 달 만에 접을 수밖에 없었다. 사람들의 반응은 좋았으나 유통경로를 확보하는 데에 실패했기 때문이다. 그가 구상하는 두 번째 사업 아이템은 ‘오퍼상’, 일종의 중개 무역업이다. 이를테면 방글라데시에서는 ‘저렴한’의상을 수입해서 한국에서 판매하고, 한국의 농기계를 (농기계가 매우 필요한) 방글라데시에 수출하는 것이다.


사업만큼이나 그가 공들이는 것은 사회 활동이다. 그는 한달에 한번씩, 방글라데시 동료 노동자들을 대상으로 법률 및 생활 상담을 해주고 있다. 필요한 경우에는 한국어를 가르쳐 주기도 하고, 통역에 나서기도 한다.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연계하는 커뮤니티 활동에도 적극적이다. 그의 다음 목표는 이 두 가지 일을 결합하는 것이다. 사업이 자리를 잡으면 그를 기반으로 공적인 사회활동을 보다 체계적으로 전개하는 것이다.

무엇보다도 한국에서 자라나는 방글라데시 어린이들을 위한 ‘방과 후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교육 시설을 만드는 것이 최우선적인 목표다.

“한국에서 사업이 잘 되면, 방글라데시 아이들을 위한 학교를 만들고 싶어요. 그 곳에서 학교 끝난 아이들을 데려다 공부시킬 수 있을 것 같아요. 한국어도 가르쳐주고 방글라데시어도 가르쳐주는. 아이들이 한국에 오면 한국말만 써서 방글라데시어를 잊어버릴 것 같아요. 계속 가르쳐야 해요.”
이 일을 위해 “직장을 옮길 수도 있고, 사업을 시작할 수도 있다.”고도 할 정도로 커뮤니티 기반의 사회활동은 사하닷에게 소중하다.
(다음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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