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 2019.06.19 13:44 |
인터뷰 베트남교실서 만나 ‘김용순·임홍재’ 모자 “베트남 사돈에게 고맙하다는 말을 직접 하고 싶어요…
2019/05/27 18:47 입력
트위터로 기사전송 페이스북으로 기사전송 구글+로 기사전송 C로그로 기사전송
수원시외국인복지센터에서 베트남어 배우는 시어머니와 남편 이야기
인터뷰.JPG
 
“어려워요. 뭔 말인지 모르겠고 외워지지 않지만, 열심히 하다 보면 아는 말이 생기겠지 싶어 빠지지 않고 나와요.”

일요일마다 열리는 수원시외국인복지센터 베트남어교실에서 만난 김용순(68)씨는 “베트남어를배워도 도통 머리에 남지 않는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하지만 베트남 사돈과 직접 이야기를 나누고 싶어 주말 황금 같은 시간을 쪼개 서울서 수원을 오갈 만큼 열정만은 최고다.

#“며느리 나라 언어, 문화 통해 이해 깊어져”

‘베트남어를 배워야겠다’는 생각은 아들 내외와 베트남을 방문하면서부터다. 며느리가 가기 전에 몇 마디 알려줬지만 ‘깜언’(감사하다) 외에는 할 수 있는 말이 없었다. 며느리가 통역을 해주긴 했지만 정작 깊은 이야긴 불가능해 통역을 구하려 해도 여의치 않았다.

‘무슨 이야기를 하고 싶었냐’고 묻자 “베트남 사돈에게 딸을 주셔서 감사하다고, 사랑하고 행복하게 해주겠다는 말을 하고 싶었다”라며 눈물을 내비쳤다. 어린 딸을 먼 한국에 결혼시킨 사돈의 마음을 같은 부모로서 이해도 가고, 그만큼 고마웠기 때문이다.

베트남을 다녀온 후 아들에게 베트남어를 가르치는 곳을 알아봐달라고 부탁했다. 수원에 있다는 이야기에 바로 신청했다. 수강료도 저렴해 시간만 투자하면 됐다. 아들인 임홍재(42) 씨에게도 같이 배우자 권했다.

“나는 기본만 배우면 되지만 아들은 베트남 장인 장모 만났을 때 이야기를 나누려면 베트남어를 제대로 배우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했어요.”

김 씨는 “나이가 있어서인지 4번 정도 참여했는데도 ‘신짜오’ 정도만 알아듣고 그마저도 쓰는 건 못한다”면서 “하지만 베트남 출신 선생님이라 그곳의 언어뿐 아니라 자기가 살아온 이야기를 하며 문화도 알 수 있도록 한다. 내가 살아온 것과 접목해서 듣다 보면 며느리가 이해가 된다”고 말했다.

김 씨는 베트남을 두 번 다녀오면서 말이 통하지 않는 어려움을 조금이나마 알 수 있게 돼서 며느리에게 말 보다는 행동을 보여주며 따라 할 수 있도록 돕는다. 서울서 직장생활을 하고 있어 수원에 사는 아들 내외와는 일주일에 한 번 정도 만나지만 식사 준비와 청소, 설거지 등은 직접 한다.

며느리에 대해 묻자 “남편 없이 40년을 힘들게 키운 아들이라 결혼해서 예쁘게 사는 모습만으로도 좋다”면서도 “며느리가 가정에서 잘 컸다. 검소하고 똑똑하고 아들과 잘 지내 살수록 괜찮은 며느리라는 생각이 든다”고 자랑이 이어졌다.

“어려워도 계속 듣다 보면 ‘싫어요’, ‘안 해요’, ‘맛있어요’, ‘안녕히 가세요’ 정도의 말은 남겠죠. 또 아들과 함께 베트남어를 배운 추억도 서로에게 소중하게 남을 것 같아요.”

#“어머니 마음 아니 아내가 고마워해요”

임홍재 씨는 어머니에게 붙들려(?) 베트남어를 배우고 있지만, 아내와 한국말로 소통하는 데 어려움이 없어 처음에는 거절했었다.

“아내도 ‘힘든데 뭘 배우냐’ 했지만 이제는 마음을 아니까 좋아해요. 결혼 초기에는 말이 안 통해서 간단한 대화만 했는데 아내가 한국말을 배운 후 이제는 90% 이상 알아들을 만큼 소통도 잘 돼 아직도 베트남어를 배워야 할 필요성은 못 느껴요. 하지만 아내와 장인. 장모를 위해 성의를 보이고 싶어하는 엄마 마음은 이해하죠.”

결혼한 지는 2년 조금 넘었다. 2016년 11월과 2017년 3월 베트남에서 두 번의 결혼식을 올린 후 2017년 8월 한국에서 다시 결혼식을 올렸다. “남들은 한번 하기도 힘든 결혼식을 3번이나 했다”고 쑥스러운 웃음을 지었다.

‘아내의 어떤 점이 마음에 들었냐’고 묻자 “첫 모습이 키도 작고 예쁘지는 않았지만 착한 모습이 보여 맘에 들었다”며 “나이는 어리지만 생각하는 것이 깊어 배울 점도 많고 나를 배려하며 사랑해줘 좋다”고 말했다.

‘엄마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느냐’는 질문엔 “아내가 어머니를 좋아하면서도 어려워한다. 작은 것 가지고도 오해가 쌓이기 쉬운 만큼 아내와 내가 이야기하는 것에 오해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라는 바람을 내비쳤다.

옆에서 듣던 김 씨는 “무슨 일이 있으면 서로 오픈하고 상의하며 해결해 나가자”라며 “내가 이 세상을 떠난 후에 ‘우리 엄마랑 같이 살았을 때 서울서 수원까지 베트남어를 배우러 다녔구나!’ 추억할 수 있는 좋은 시간을 만들어가자”라고 환한 웃음을 지었다.
<오마이뉴스 동시게재>
김영의 기자

[ 김영의 기자 danews1@daum.net ]
김영의 기자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danews1@daum.net
다문화사회를 선도하는 경기다문화뉴스(danews.kr) - copyright ⓒ 경기다문화뉴스.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
댓글달기

화제의 포토

화제의 포토더보기

  • 회사소개
  • 광고안내
  • 제휴·광고문의
  • 기사제보
  • 정기구독신청
  • 다이렉트결제
  • 고객센터
  • 저작권정책
  • 회원약관
  • 개인정보취급방침
  • 청소년보호정책
  • 이메일주소무단수집거부
  • RSS

  • 경기다문화뉴스 (http://www.danews.kr) | 설립일 : 2013년 3월 4일 | 발행인 겸 편집인 : 송하성 | 주소 : 경기도 수원시 장안구 정조로 921번길 5, 3층(영화동)
    등록번호 : 경기 다50340  | 사업자등록번호 : 134-32-27206 | 대표전화 : 031-328-0211 [오전 9시~오후 6시 / 토,일,공휴일 제외] | danews1@daum.net
                                                                      Copyright ⓒ 2013 경기다문화뉴스 All right reserved. 
    경기다문화뉴스의 모든 콘텐츠(기사)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을 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