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0-09-24(목)

2020년 4·15총선 이후 이민정책의 동향과 전망에 대해

설동훈 전북대학교 사회학과 교수, 사회과학연구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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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20.08.04 1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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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지난 6월 24일 경기도외국인인권지원센터(소장 오경석)가 진행한 ‘2020년 4·15총선 이후 이민정책의 동향과 전망’ 포럼에서 설동훈 교수(사진)가 발표한 내용을 인용한 것입니다. 총선 이후 코로나 국면에서 시민사회가 감내해야 할 이민정책이 잘 정리돼 있어 시리즈로 게재합니다. 편집자주. 


2020년 4월 15일 ‘대한민국 제21대 국회의원 선거’를 치른 지 두 달이 지났다. 선거란 대의제 민주주의 국가에서 국민이 정책 결정에 참여하는 가장 기본적인 행위이며 주권행사의 구체적인 방법이다. ‘이민정 책’(‘이주민 정책’ 또는 ‘외국인정책’)은 인구고령화가 심화되고 있는 오늘날의 상황에서 그 중요성이 점점 커지고 있으므로, 그 정책 현안과 개선 과제를 점검하는 것은 무엇보다 중요하고 의미 있다.


Ⅰ. 인구 고령화 심화와 내국인 총인구 감소 시대의 도래

 

이주민은 국적별로는 한국인과 외국인, 세대별로는 1세, 1.5세, 2세 이민자로 구분할 수 있는데, 나날이 그 규모가 증가하고, 구성원의 다양성이 확대되고 있다. 2020년 1월 1일 기준, 한국의 체류외국인 수는 2,524,656명으로, 총인구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4.9%였다. 체류외국인 250만 명 시대가 열린 것이다. 

 

외국인뿐 아니라 ‘국적취득자’와 ‘이민자 2세와 1.5세’의 수도 적지 않다. 2018년 1년 동안 한국국적을 취득한 사람 수만 176,915명이었다. 또한, 외국인주민 또는 국적취득자의 자녀인 ‘이주아동·청소년’ 수는 2018년 11월 1일 기준 226,145명이었다. 2019년 1월 1일 기준, 체류외국인, 국적취득자, 이주아동·청소년이 총인구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5.3%에 달했다.

 

이민은 한국사회의 지속과 관련해서 매우 중요하다. 2019년 11월까지 주민등록기준 한국인 인구는 51,851,427명으로 꾸준히 증가해왔으나, 12월 이후 감소 추세로 돌아섰다. 

 

통계청의 『장래인구특별추계:2017~2067년』(2019)에서는, “총인구는 2028년 5,194만 명을 정점으로 감소할 전망이고, 2019년부터 사망자가 출생아보다 많아지는 자연감소가 시작될 전망”이라 예측하였는데, 그것이 현실화되었다. 

 

이제 한국인만으로는 더는 인구가 증가하지 않는 상황에 봉착한 것이다. 더욱이, 2020년 1월 이후 한국사회가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COVID-19: 이하 코로나19) 겪고 있는 위기로 인해, 외국인의 입국이 줄고, 출국이 늘고 있다. 

 

코로나19 위기 이전인 2019년 12월부터 총인구가 준 데에 이어, 2020년 이후 외국인의 이입이 줄고, 이출이 늘 경우, 인구감소 폭은 더욱 증가할 것이 확실하다. 인구감소, 인구고령화는 대한민국의 장래 설계에 밀접한 영향을 미치는 변수인데, 이민이 그것에 대처하는 유력한 해결책이라는 점에는 이견이 거의 없다.


Ⅱ. 코로나19 위기와 외국인정책

 

1. ‘외국인 주민’ 차별한 재난지원금

정부가 4인 가구 기준 100만원을 재난지원금으로 주민에게 주기 위한 추가경정예산(안)이 2020년 4월 30일 국회 본회의에서 통과되었다. 지급 대상자는 국내 거주 국민에 대한 지원을 원칙으로 재외국민, 외국인은 지원 대상에서 제외하지만, 결혼이민자 등 내국인과 연관성이 높은 경우 및 영주권자는 지원 대상에 포함한다. 

 

언론에서는 ‘전 국민 재난지원금 지급’이라고 보도하고 있지만, 재외국민은 포함하지 않고, 국내 거주 외국인 영주권자와 결혼이민자 등을 포함하므로, ‘국민’이 아니라 ‘주민’을 기준으로 삼은 것으로 파악할 수 있다.

 

그런데 지원 대상에 합법체류 외국인 주민 중 일부만 포함하고, 국내 거주 외국 국적 동포, 외국인노동자, 외국인 유학생, 외국인투자자 등을 배제한 것은 쉽게 이해되지 않는다. 재난지원금이 국가가 태풍·산불·가뭄·홍수·쓰나미·감염병 등 재난을 당한 사람에게 지급하는 돈이라는 점을 고려하여, 미국·영국·프랑스·독일·일본 등 세계 각국 정부는 ‘자국인’뿐 아니라 ‘자격이 되는 외국인’도 그 지원 대상에 포함한다.

 

일차적으로 거주 기준으로 관광객·단기방문자를 빼고, 체류자격의 합법성을 근거로 ‘불법체류자’를 제외한다. 미국·영국·프랑스·독일·일본 정부는 ‘합법체류 외국인 주민’을 ‘자격이 되는 외국인’으로 규정하고, 그 제도를 시행해왔다.

 

미국 국토안보부 산하의 연방재난관리청(FEMA)에서는 ‘재해 지원을 위한 시민권 지위 및 자격’을 규정하면서, “모든 FEMA 재해 지원은 인종, 피부색, 성별(성적 지향 포함), 종교, 출신국, 연령, 장애, 제한된 영어 능력, 경제적 지위 또는 보복을 기반으로 한 차별이 없이 제공”된다고 밝히고 있다.

 

일본 총무성은 4월 20일 주민 1인당 10만엔(약 113만원)을 재난지원금 성격의 ‘특별 정액 급부금’으로 ‘4월 27일 기준 일본에 주민등록이 되어 있는 사람’에게 지급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일본에서 3개월을 초과하여 거주할 수 있는 체류자격을 부여받은 외국인은 반드시 ‘주민’ 등록을 해야 하므로, 합법체류 외국인 주민은 지원 대상에 포함된다.

 

영국·프랑스·독일 정부도 재난지원금을 지급할 경우 합법체류 외국인 주민을 자국인 주민과 동등하게 처우한다. 예컨대, 4월 27일 독일 연방의회 상원에서 통과된, 프리랜서·자영업자·소규모사업자 대상 ‘코로나 즉시 지원금’은 국적과 상관없이, 납세번호를 받아 수익 활동을 하는 모든 내·외국인을 대상으로 한다.

 

다시 말해, 국적을 기준으로 내국인과 외국인 주민을 달리 처우하는 정책은 시행하지 않는다.

 

한국에서는 2019년 12월부터 내국인 인구의 자연감소가 시작되었다. 외국인 인구의 추가 유입이 없으면 총인구가 줄어든다는 뜻이다. 인구 고령화에 대처하면서 발전을 지속하기 위해서는 외국인 주민을 한국사회 구성원으로서 적극적으로 수용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그러므로 재난지원금·아동수당 등 ‘주민’ 대상 정책에서 외국인 주민 중 일부만 선별하여 포함하는 정책은 시대착오다.

 

코로나19 위기에 슬기롭게 대처하여 국제사회에서 위상이 높아진 ‘선진사회 한국’에 걸맞은 정책을 시행해야 한다. ‘재정 건전성’을 확보하기 위하여, 이 사람들을 배제한다고 주장하기에는 그 근거가 너무 궁색하지 않을까? 선진사회 한국은 ‘전 지구적 표준’을 준수해야 한다.

 

2020년 인류는 눈에 보이지도 않을 정도로 작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와 큰 싸움을 하고 있다. 치료제·백신을 개발하지 못한 상태에서 코로나19는 급속히 전 세계로 확산했다. 그러면서 사람들은 ‘코로나19 확진자’를 향해 공포·혐오의 태도를 보이기 시작했다. 인류 역사를 보면, 전쟁·테러·전염병·자연재해 등으로 인해 ‘사회적 불안’이 발생할 때마다, 사람들은 특정 사회집단에 그 원인을 돌려 공격하는 일이 드물지 않았음을 고려하면, 이것은 결코 새로운 사회현상이 아니다.

 

올해 1월 중국 후베이성 우한에서 급성호흡곤란증후군 환자가 발견되었고, 감염증이 급속히 확산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졌을 때, 국내에서는 ‘중국인 입국 봉쇄’ 주장이 불거졌고, 이내 중국인 공포·혐오로 이어졌다. 일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중국 불매 운동을 의미하는 ‘노 차이나’(No China) 로고가 등장했다.

 

전국 주요 도시의 식당과 찜질방 등에 ‘중국인 입장 불가’를 알리는 안내문이 나붙었다. 몇몇 언론은 서울영등포구 대림중앙시장 상점을 ‘비위생적’, ‘위생불량 심각’으로 묘사하며, 재한 조선족동포에 대한 공포·혐오를 조장했다.

 

그 후 대구에서 신천지 신자들이 코로나19에 집단으로 감염됐을 때, 공포·혐오의 태도는 그들을 향했고, 전 세계 여러 나라로 코로나19 사태가 확산하자 ‘외국인’ 또는 ‘외국에 머무르다 귀국한 한국인’이 ‘불안 유발자’ 집단으로 새롭게 등장했다. 5월호 서울 이태원의 몇몇 클럽에서 코로나19 집단감염이 확인된 후에는 성 소수자가 표적이 됐다. 사람들은 그들을 ‘공공의 적’ 또는 ‘인간 바이러스’라 불렀다. 

 

‘코로나19 확진자’는 다른 사람에게 전염병을 옮길 수 있으므로 (잠재적) 가해자이기는 하나, 그 역시 다른 사람으로 부터 감염병이 전염된 ‘피해자’라는 점을 간과했다.

 

물론, ‘코로나19 확진자’를 무조건 감싸는 ‘언더도그마’(underdogma)는 곤란하다. 언더도그마란 약자(underdog)가 힘이 약하다는 이유만으로 강자(overdog)보다 도덕적 우위에 있고, 강자가 힘이 세다는 이유만으로 비난받아 마땅하다고 여기는 믿음이다. 즉, 몇몇 확진자의 이기적 행동은 사회적 비난을 받아 마땅하다.

 

그러나 그것이 사람들이 ‘확진자가 속한 사회집단 전체’를 ‘우리’와는 구분되는 존재, 즉 ‘타자’로 여기고 ‘사회적으로 낙인찍은 것’을 정당화할 수는 없다. 특정 지역주민, 종교 신자, 외국인, 해외입국자, 성 소수자 등이 공포·혐오의 대상이 됐다. 사람들은 그들을 ‘단순하고 간편한 적’, 즉 희생양으로 간주하고 공격했다. 공포·혐오에 바탕을 둔 ‘낙인찍기’가 진행되면서, 그들의 사회적 고립은 심화했다. 타자화와 낙인찍기가 강화될수록, 그들은 더욱더 음지로 숨었다.

 

코로나19의 피해자를 가해자로 전치(轉置)하여 공포·혐오의 대상으로 삼는 행위를 차단해야 한다. 그것은 ‘표현의 자유’가 아니다. 

 

감염이 의심되는 사람이 검사받으러 나오는 것을 두렵게 만드는 공포·혐오의 태도를 걷어내야 한다. ‘사회적 배제’를 극복하고, ‘사회적 포용’을 추구해야만, ‘사회적 연대’를 구축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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